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앵그리스트 맨 / 로빈 윌리엄스의 마지막 분노

by withkindness 2025. 9. 23.

영화 앵그리스트 맨(The Angriest Man in Brooklyn, 2014)은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생전 출연한 마지막 영화 중 하나로, 단순한 코미디가 아닌 삶의 본질과 인간 관계의 회복을 다룬 감성 드라마입니다. 이 작품은 ‘90분 후 죽는다’는 황당한 오진을 계기로, 주인공이 남은 시간을 통해 진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립니다. 로빈 윌리엄스는 이 영화에서 특유의 유머와 분노, 그리고 후회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마지막까지 분노했던 이유는 사랑 때문이었다

극 중 주인공 헨리 알트만(로빈 윌리엄스)은 끊임없이 세상에 화를 내는 ‘분노조절 장애자’입니다. 그의 말투는 거칠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모두 단절되어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 진료 중 실수로 “90분 후에 죽는다”는 오진을 받게 되고, 헨리는 마지막 90분 동안 그동안 미뤄왔던 화해와 사과의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분노의 이면에는 억눌린 사랑과 후회가 숨어 있다’는 점입니다. 헨리는 사실 아들을 잃고 난 후 감정을 외면한 채 살아왔고, 분노는 그의 방어기제였던 셈입니다. 그는 사랑하는 가족에게도 진심을 표현하지 못하고, 오히려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거리를 두어왔습니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시간을 의식하게 되자, 그는 비로소 자신의 진심을 마주하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지금 진심을 전하고 있는가?”

모래시계와 시계

로빈 윌리엄스, 웃음 뒤에 감정을 남기다

로빈 윌리엄스는 이 영화에서 화를 내는 연기를 반복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코미디로 소비되지 않습니다. 그의 ‘분노’는 실제로는 상실, 공허, 불안이라는 복합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며, 관객은 헨리의 표정을 통해 그 복잡한 내면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는 로빈 윌리엄스만의 깊이 있는 연기력 덕분입니다. 삶의 끝자락에 서 있는 남자의 불완전한 화해와 늦은 진심을 진지하게 표현하면서도, 그는 여전히 특유의 재치와 인간미를 잃지 않습니다. 특히, 병원에서 간호사와 나누는 대사나, 아내와 마지막으로 마주하는 장면은 로빈 윌리엄스 특유의 유머와 감동의 균형을 보여주는 명장면입니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실제 배우로서의 로빈 윌리엄스의 삶과도 겹쳐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 역시 평생 ‘웃음’을 주는 배우였지만, 내면의 외로움과 싸웠고, 이 영화는 그가 대중에게 남긴 마지막 질문이자 고백처럼 느껴집니다.

삶은 유통기한을 알 수 없기에,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

앵그리스트 맨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삶은 언제 끝날지 모르므로, 지금을 살아야 한다.” 헨리는 처음에는 시간을 쫓듯 허겁지겁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화해를 시도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태도는 조금씩 바뀝니다. 그는 “용서받는 것”보다 “용서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는 사실을 깨닫고, 조급했던 발걸음을 멈추고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단순히 분노를 다룬 블랙 코미디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죽음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말하지 못한 말들, 전하지 못한 감정들을 남기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주제입니다. 이 영화는 평범한 사람들의 불완전한 삶과 관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 속에서 변화하려는 작은 의지를 응원합니다.

앵그리스트 맨은 겉으로는 ‘웃기고 짧은 로드무비’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진한 감정과 인생의 핵심이 담겨 있습니다. 로빈 윌리엄스는 이 영화에서 또 한 번 우리에게 말을 건넵니다.
“사랑은 지금 말해야 하고, 용서는 늦기 전에 해야 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영화가 아닌, 마음을 흔드는 유언처럼 오래도록 가슴에 남습니다.